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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陽人행사자료❀

♣그래도 책을 읽으시게.....

by 晛溪亭 斗井軒 陽溪 2023.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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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위한(趙緯韓: 1567~1649)은 조선 명종 연간에서 인조 대까지 살았다. 본관은 한양(漢陽)으로. 자는 지세(持世), 호는 현곡(玄谷)이다. 그의 형은 유한(維韓), 아우는 찬한(纘韓)이니 ‘한(韓)’자 돌림을 쓰면서 다른 자에도 모두 실 사(絲)변을 써서 ‘유(維)’와 ‘찬(纘)’으로 쓰고 있다. 형제간에 실타래처럼 뒤얽혀 우애가 매우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벼슬은 공조참판과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를 지냈고, 글과 글씨는 물론이요, 해학(諧謔)에도 능하였다고 한다.

 

언제인가 학사(學士) 한 사람이 책을 절반도 보기 전에 땅에다 홱 던지면서 이렇게 탄식하였다고 한다.

 

“책을 덮자마자 곧바로 잊어버리니 책을 본들 또한 무슨 이익 됨이 있겠는가?”

 

물끄러미 이를 지켜보던 현곡이 한 마디 하였다.

 

“사람이 밥을 먹으면 항상 뱃속에 머물러 있지는 않지만 그 영양분으로 인해 또한 몸이 윤택해지는 것이니 책을 읽어 비록 잊어버리더라도 스스로 진취적 효과가 있게 되는 것이다.”

 

먹으나마나 도로 배고파진다고 먹는 것을 포기할 수 없듯 비록 남는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독서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직도 배고픔을 느낌은 먹으려는 줄기찬 노력을 필요로 하기에 우리는 히딩크를, 월드컵을 더욱 멋지게 기억하는 것이다. 배고픈 당신, 책을 보라. 몸을 보신하는 먹을거리가 밥이라면 마음을 살찌우는 양식은 책 속에 있음이다. 이제 입추도 지나고 독서의 계절이랄 가을이 성큼 다가섰다. 책을 읽는 데 어디 계절을 가릴까마는 그나마 다른 사람이라고 열심히 읽을 때라도 동참해야 되지 않겠나?

현곡이 한양 조씨라는데 어찌하여 포곡이 한양 조씨인 것이 결부되어 생각날까? 가끔 얼핏 얼핏 나타나는 포곡의 말에 독서하는 그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이기라도 해서일까? 그가 매사에 성실성을 보이는 것은 나름대로 독서인으로서의 자긍심이라도 있어서일 것이다. 독서란 꼭 책을 대해서만 이르는 말은 아니다. 세상이라는 폭넓은 책자에서 인생의 키워드를 읽어내고 뭔가 올곧음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옛 현인들의 삶이 책속에 녹아 있음을 발견할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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