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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달래주는 향기

<인생을 바꿀 동력 ‘결핍(缺乏)에너지’, 그리고 ‘섬놈의 기억’> 고영화(高永和)

by 晛溪亭 斗井軒 陽溪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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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꿀 동력 ‘결핍(缺乏)에너지’, 그리고 ‘섬놈의 기억’> 고영화(高永和)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

 ‘결핍(缺乏)’이란? 어떤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하거나 결여된 부분을 뜻하는데, 우리 인간은 살아가면서 늘 흡족하지 못해 생겨난 부족함을 채우려는 욕망을 가진다. 한편으론 우리네 인생은 공평하다. 그래서 누구나 감당할만한 한두 개의 결핍을 안고 산다. 결핍은 늘 에너지를 만든다. 이 에너지를 이용해 목적의식을 창출해 내고, 우리네 삶의 동력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을 다시 갖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은 현실에서 평균적으로 부족한 부분과 불안정한 부분을 온전히 채우길 욕망한다. 그래서 강렬하게 원하는 욕망의 무의식속에서 결핍에너지가 쌓여간다. 그 결핍에너지가 표출되어, 각종 업적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의지와 지속적인 인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결핍에 당당히 마주하여 이를 극복해낸 이들을, 우리는 역사상 많이 보아왔다. 누구나 결핍에너지가 있다. 우리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절실한 에너지를 동력 삼아, 희망과 용기로써 흔들리지 말고 채워가길 바란다. 

○ 예전에 나는 결혼승낙을 흔쾌히 받지 못했다. ‘섬놈 뱃놈’ 출신이라는 이유였다. 올해로 나는 결혼 30주년을 맞았고 벌써 과년한 딸 아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31년 전, 지금 집사람과의 결혼 승낙을 받으려고 대구 범어동 처갓집을 방문했을 때 고향 거제도에 대한 일종의 모욕감?을 당했다. 당시 現손위 처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사람은 근본을 무시할 수 없다. 자네는 섬놈? 출신이라 내 여동생을 줄 수가 없다.” 그리고 더하여 現장인께서는 “자네! 거제고향이나 집안에 유학자나, 거제도 고유의 어떤 정신문화가 있느냐?”며 질문을 했으나 아무 말도 못했다. 당시 7년 전, 처갓집에 사위로 들어온 막내 처고모부는 경북 영양군 주실마을 집성촌(조지훈 문학관 위치) 한양 조씨 가문의 이름난 집안 출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옛 정신문화에 대한 해박한 식견을 가진 분이었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옛날 나의 자랑스러운 선조에 대해 말을 한다 해도, 섬사람의 투박한 말투와 더불어, 어려서부터 배운 게 없는 옛 문화풍속에서 풍기는 나의 표현력에 한계만 드러낼 뿐이었다. 그래서 시종일관 미소만 짓고 침묵했다. 참으로 난감한 시간이 제법 흘러갔었다. 사실 요즘 시대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때 난 언젠가, 우리 거제도도 멋진 역사가 있고, 고유의 정신문화가 있고, 삶의 깊은 통찰이 있었던 고장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로부터 약20년이 흐른 후, 결핍에너지를 동력삼아, 곰팡이 속에서 고향 관련 옛 서적을 찾아내어, 먼지를 털어 내고 10 여년의 고행 끝에 세상 밖으로 드러내었다. 30여 년 전, 내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약속을 비로소 지킬 수가 있었다. 


○ 되돌아보면 내가 태어나 자랄 때까지 거제도는 ”거제노래“만 불렀지, 거제도의 자랑스런 고전 정신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 어른이 없었다. 섬지방의 한계였다. 모두들 자기 잘났다고 명예와 권력 재물만 추구하지, 지역문화의 깊은 사유와 성찰도 없었고, 이에 공부하고 연구함은 물론, 고뇌에 찬 자기희생을 하는 이가 드문 현실이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결핍 된 부분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늘 행하여야 함에도 말이다. 

○ 독일의 알프레드 아들러는 ”사람은 신체적 결함이나 자신의 열등감을 보상해줄 수 있는 삶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런고로 결핍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나를 채우기 위한 하루하루가 남에게 의미가 된다면, 크나큰 축복이며 감사한 일일 것이다. 인생은 여정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일 뿐이다. 어디에서나 생겨나는 결핍이 에너지로 화(化)하여 늘 우리를 성장시켜 줄 것이다. 

덧붙여 소크라테스는 사랑에도 욕망이 담겨 있다고 정의했다. 자신에게 있는 결핍을 욕망하는 일이 사랑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분을 가진 이에게 호감을 표출하며 그에게 이끌린다. 그래서 인간은 불완전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라고 한다. 또한 천 리 먼 변방 거제도에서 귀양살이한 옛 선비들은, 고독과 궁핍함에 처한 상황에서 나온 결핍 에너지가 대부분을 차지함으로 인해, 문학작품의 창작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가 있었다. 

● 결핍의 또 다른 형태로써, 모든 사람들이 각기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콤플렉스(complex)를 지니고 산다. 인간은 채우지 못한 부분은 반드시 채우기를 갈망한다. 만일 거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리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결핍을 채워나가면서, 숙고하고 숙고하면서, 성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힘겹고 상처 받은 삶과 마음, 그 속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또 다른 희망을 찾을 수가 있다. 또한 우리가 가진 결핍이 약점이 아닌 성공의 기회일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한다. 결핍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열등감이 되기도 하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꿈과 희망마저 사치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척박해진 이 시대를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바라건대, 결핍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어, 세상을 바꿔 놓을 필살기가 되길 바란다. 

○ 처음부터 탄탄대로만 지나 위대해진 인물은 없다. 애플에서 해고당했던 스티브 잡스는 결핍의 순간에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하여 세상을 바꾸어 놓은 위대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결핍을 발견하고 채우면서 자기만의 필살기를 발견하고, 그 필살기로 거대 세상에 강력한 한 방을 던지며 성장한 것이다. 지금 당신의 결핍 앞에 흔들리고 있는가? 그 결핍 속에서 당신의 필살기를 발견할 차례다. 수많은 재능과 능력은 부족함에서 비롯된다. 결핍은 없음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처럼, 마을에서 쫓겨난 패자에서 대제국의 황제가 된 징기즈칸처럼, 벼랑 끝에 선 것 같은 결핍의 순간에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이제 내 안에 있는 결핍 에너지가 폭발할 때다. 이제 바닥을 치고 날아오를 순간이다. 수많은 성공이 그랬듯, 당신에게도 지금이 기회다. 삶에 순응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나를 일어서게 만든 힘, 그것이 '결핍 에너지'이다. 결핍은 '없음'이 아니라 '에너지'다. 거꾸로 가라, 그리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두려움을 결핍 에너지로 극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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