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漢陽人문화유적❀

▣초창기 대종약장 조종필, 흥학경고문(興學警告文: 학교 설립에 경고하는 글)

by 晛溪亭 斗井軒 陽溪 2024. 6. 25.
728x90
반응형

(번역)

◈흥학경고문(興學警告文: 학교 설립에 경고하는 글)◈

 

아아, 우리 한양조씨 겨레여! 오늘날 얼마나 낮은 등급에 머물러 있는가? 특히 올해(1908) 6월에 본 종약소(宗約所)에서 꼭 필요하고도 중요한 의무와 가엽고도 애달픈 마음을 한번 갑자기 알렸으니 재론할 필요가 없거니와, 대체로 시급히 먼저 베풀어야 할 문중의 업무는 교육이라 할 것이다.

아아! 우리 씨족은 고려에서 조선 이래로 밝게 빛냈고 번성하여 뻗어 나가 다른 가문에 한 걸음 뒤로 양보할 바가 없었다. 하물며 우리 황상 폐하께서는 국민의 원기(元氣: 정기) 배양을 염려하시어 13개 도에 특별 조서를 반포하시고 관립·사립학교의 설립을 격려하시어 경향 각지에 설립한 학교가 앞뒤로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았을 것이요, 국내 여러 뛰어난 씨족이 학무의 중요한 주장을 제창하여 종약(宗約)과 학계(學契: 자녀의 교육이나 학비 조달을 위하여 조직한 계)의 업무를 차례대로 이행하기에 여력이 없었는데, 무릇 어찌하여 우리 가족은 2천만 인민에 일부분인 수만 가족으로서 이때에 웅대한 계획과 항구적인 생각을 도모치 않겠는가? 다시금 곰곰이 생각할지어다.

지금 전 세계에 문명 국민이 부강한 지위를 차지한 요소는 본연의 천성적 기능을 널리 육성하며 민중의 지략을 계발하여 실력을 활용하고 행복을 향유하는 효과가 다른 이유가 없는지라 마치 다시금 봄날에 도화원에서 자며 어두운 골짜기를 기꺼이 지키고 날마다 몰라볼 정도로 달라지는 세상에 오래되고 낡은 이야기를 부질없이 늘어놓으니, 이처럼 준비하는 시대에 천금 같은 일각(一刻)의 좋은 세월을 낭비하다가 머리가 허옇게 셀 때에 이르러 슬퍼하고 뉘우친들 어찌 따라잡을 수 있겠으며, 청년의 앞길에 거듭되는 실수가 더욱 크게 되니 스스로 후회하고 스스로 자신을 망치는 재앙으로 말미암아 결국에는 나의 심신과 나의 가족과 나라를 어찌 보전하겠는가? 또한 부형이 윤리와 의리로 부지런히 양육하여 자제를 학문의 세계에 스며들게 함은 그 책임의 지극히 중대함이 누구에게 달렸는가? 비록 시골 골짜기일지라도 사숙(私塾)이 있으나 창은 그을리고 자리는 해져서 형편이 엉성하고 간단한 편지와 좀먹은 서적이 있을 뿐이고, 교학 과목은 일정한 방침이 없으므로 교육계의 진취가 날로 부패하니 어느 겨를에 신천지의 신학문을 널리 얻어서 신인물의 신사업을 완성할 수 있으리오? 진실로 묵은 때를 깨끗이 씻고 새로운 지식을 확충하게 되면 개인의 기개를 연락하고 지혜와 체력을 다 써버림에 진실로 말미암나니 남아있는 재정이 넉넉하지 못함과 물려받은 사업의 유무는 본디 논할 것이 못되고, 봄과 여름에 논두렁과 밭두둑에서 한 해 마칠 때까지 힘들여 고생해도 베 한 자, 곡식 한 말에 불과하고 밤낮으로 베를 짜도 매일의 생계는 쌀 한 톨, 동전 한 푼이 부족하나 겨울에 학구열을 불태우는 사례금 지급에는 오히려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니, 이는 모두 열정과 자금이 넉넉하여 여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열정과 자금을 가져와 적용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요, 혹은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재산 가운데 토지와 선산의 나무는 일반적으로 종물(宗物)이라 부르고 있으니 그중에서 의연심(義捐心)을 발휘하여 큰마음을 먹고 큰 자본을 내고 나누어 도와서 교육 방면에서 응용을 완비하게 하고 후진의 신학업을 완성하도록 도와주어 인도함이 필요하니, 단지 현존의 자손만 양성할 뿐만 아니라 또한 본 종약소(宗約所. 현재 대종회)를 경성(京城) 중앙에 두고 설비의 상세한 경과를 안팎으로 보급하게 할 계획으로 많은 사람의 힘을 모아서 자본을 적립한 뒤에 매달 이자를 빼내어 꼼꼼하고 성실하게 안배하여 사용하면 오랜 세월 두고두고 우리 자손의 영원한 학자금을 완전히 저축하여 한정된 재물을 가지고 무한히 사용할 수 있을지니 거룩하고도 성대하도다.

무릇 같은 조상을 둔 우리 혈족은 힘써 각기 이해해주고 몸과 마음 다 바쳐서 용감하게 앞장서서 인의를 베풀어 우리 신분을 채찍질하여 격려하며 우리 가문을 크게 번창시키며 우리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백세의 영광을 길이 드러냄이 오늘날 마땅히 시행해야 할 절박한 의무이다. 아아, 우리 동족이여! 힘쓰고 힘쓸지어다.

융희 2년 8월 일(隆熙二年 八月 日)

1908년

한양조씨대종약장(宗約長) 조종필(趙鍾弼) 등

한양조씨종중첨좌하(漢陽趙氏宗中僉座下)

 

[번역 2024. 6. 14. 문학박사 조성환(한풍군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