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오후 9시께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비밀회의 ‘콘클라베’ 첫 투표가 실시됐다. 2025.05.08 [바티칸=AP/뉴시스]가톨릭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 첫날 투표에서 새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
7일(현지시간) 오후 4시30분경 콘클라베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됐다. 이후 9시경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추기경 133명이 새 교황을 아직 선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날 투표 결과를 보기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가톨릭 신자들은 검은 연기를 본 뒤 탄식을 쏟아냈다. 교황청은 새 교황이 선출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불발되면 검은 연기를 피워 투표 결과를 알린다. 이날 교황청이 교황 선출 결과를 발표한 것은 예정 시각으로 공지한 오후 7시보다 두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바티칸=AP/뉴시스새 교황이 선출되기 위해서는 전체 추기경단 인원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89표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투표는 계속될 예정이다. 투표는 철저한 비밀로 진행되기에 추기경들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비밀 유지 서약도 해야 한다.
8일부터는 매일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최대 네 번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최근 열 차례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에 걸린 기간은 평균 사흘이었다.
이번 콘클라베는 전쟁과 이주민 문제 등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가톨릭교회의 방향성을 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계승할지 아니면 보수주의로 회귀해 전통적인 가치를 추구할지가 관건이다. 유럽 출신의 교황이 나올지 아니면 다시 한번 비유럽 출신이 교황으로 선출될지도 관심사다.
현재 ‘교황청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독일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교황 선출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군중에게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즉 ‘우리에게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